붕붕-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따려고

자동차 운전 전문 학원에 갔다.

예전에 무면허 운전을

5년 전에 미국에서 한번 산길에서 처음 했었다.

시속 30-40km로 꼬불꼬불 산길을 달렸었는데

꽃사슴 떼가 나왔더랬다.

급 브레이크를 밟고 사슴이 지나가길 기다렸는데

동화 아기사슴 뱜비에 나오는 듯한

맑은 눈망울 지닌 새끼 사슴 한마리가

차 앞에서 서서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긴장한 듯 그 자리에서 안 움직이는 거다.

계속 손을 흔들었다. “저리가-“하고..

한참을 안 움직이자, 어미가 부른듯했다. 그러자 움직였다.

이게 나의 첫 운전 경험.

그리고나서 4년이 흘러서 작년에

GRE를 보기 전에 너무 머리가 복잡하고 심신이 답답해서

셤보기 10일을 남기고 안면도로 향했다.

그곳 주차장에 사람도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넓은 공간이 있어

그곳에서 커브랑 운전을 처음 했는데

심장이 두근두근 거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핸들을 놓고나서도 한 시간 가량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이마에 난 땀을 닦느라

그리고 팔다리에 뭉친 근육을 푸느라

아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운동 감각이 영 꽝이어서 그런지

자전거 배울 때도 손, 팔, 다리 다 다쳐가면서

1달이나 걸렸었는데

자동차도 역시나 긴장이 되서 못 하겠더라.

그 뒤로도 몇번 사람이 없는 곳에서 무면허 운전을 해보았는데

그때마다 정말 후덜덜했다.

그래서 운전 면허 학원 가는게 무서워서 한참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미국에 가면 당장 운전을 바로 하고 다녀야 한다.

자동차를 타는게 멋이 아니라, 생존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USC로 간다면 메인 캠퍼스에서 연구센터까지

20분가량 차를 몰고 다녀야 한다.

집을 연구센터 근처로 한다면 정말 주 7회 운전하고 다녀야 한다.

더군다나 차도 없는 한적한 미국의 외곽도 아니고

미국의 가장 복잡한 곳 중 하나인 LA 한복판,

다운타운 바로 옆에 있는 학교와 센터를

도대체 초보 운전자가 어떻게 운전하며 다닐 것인가!

정말 내 몹쓸 운동감각에 던져진 최대 난관이자, 과제이다.

오늘도 정말 학원 가기 싫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생각해서 갔다.

그런데 전처럼 생각보다 긴장되고 그러지는 않는다.

무섭지 않다는 것이 아니고 전보다는 힘이 덜 들어간다.

다른 사람들 좌회전, 우회전 연습 천천히 하는데,

난 첫날부터 악셀레이터 밟으면서 곡선주로 주행시킨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그렇다고 어려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다가 셤에서 “똑” 떨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전에 있던 운전 공포증이 그나마 없어져서

정말정말 다행이다.

나의 생존에 관련된 일이다.

멋이나 장식용이나 오락용이 아니라

필요해서 따는 운전면허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

Tags: di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