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순을 보고..

2년 전 한창 인기가 많던

“내 이름은 김삼순”이란 드라마를 새로 보고 있다.

그때 인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못 봤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도 그 때는 행복했던 것 같다.

아니 행복한 척 했다고 하는게 더 솔직한 것 같다.

행복한 척, 싸워도 안 싸운척,

마음 한구석 홀로 허전해도

사랑의 유효기간이 지났어도 집착하고

정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고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자기 주문을 계속해서 몇년 동안 걸어버린 탓에

그 주문 자체에 길들여버려

내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솔직한 내가 되어

벌거벗은 마음으로,

어느덧 여러번의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20대 중반의 시선으로,

친구들이 결혼하고 일에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러한 세대의 시선으로,

다시 드라마를 보니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

인생의 진리와

어릴 때 몰랐던 사랑의 씁쓸함과

일에 대한 열정이 보인다.

그땐 잘 몰랐고

그냥 마지막 회를 보고선

그냥 마냥 웃기고 사실적인 드라마라고만 생각했는데

스물 여섯, 내 또래 나이 스물 일곱이 되어서 보는 지금,

이 드라마는

웃기기보다는

잔인하게 가슴을 후벼파고

마음 한구석을 씁쓸하게 만들고

아…사랑이란 그런거지…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언제나 마주했던 진심.

여러번 그 진심 때문에 상처도 많이 입었고

덕분에 지금은 상처를 입어도 무뎌 졌지만

후회는 없다.

매순간 난 최선을 다 했고

지나가버리면 잊혀지고 덧없는 약속들이란 것들을

추억때문에 아파해봤자

나만 뒤쳐진다는 것을 깨닳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많이 사랑에도 아픔에도

둘다 둔감해졌다.

그래서일까?

예전만큼 쉽게 감정 표현도 안 된다.

남들은 어른스러워졌다고 하지만

진리라는 것은,

어른스러움 = 무뎌진다는 것이다.

절제할 줄 알아서 감정 내색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무뎌져서 감정 표현을 못 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많은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다시는 똑같은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

사람에게 情주기를 포기해 가는 것 같다.

눈물이 다 나와서 메마른걸까?

나오기를 내면으로부터 거부하는걸까?

가슴떨림이 언제부턴가 약해진다.

가슴시림이 언제부턴가 무뎌진다.

잘 모르겠다.

어른이 된다는건…

인생에 굴복해가는 것이다.

시간에 길들여져 가는 것이다.

난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희노애락을 밖으로 표현하고 경험하고 싶은 것 뿐인데

자꾸만 흘러가는 시간은

그런 나의 소망조차 점점 뺏어가네.

가슴이 따뜻해졌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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